차세대 로봇을 위한 고토크 서보 모터를 개발하는 패러데이다이나믹스 이야기입니다.
최근 로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산업용 로봇을 비롯하여 서비스 로봇, 협동 로봇, 휴머노이드로 키워드를 바꿔가며 지속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아직 우리 일상에서 로봇을 흔하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로는 가격, 작업 수행 능력, 제도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유가 있겠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어렵게 하는 고강성, 즉 ‘딱딱한 로봇 *’ 이야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터 기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강성(Stiffness)'과 '역구동성(Back-drivability)’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로봇에게 맞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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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거 협동로봇 스타트업에 잠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Cobot)이란 인간과 상호 협업을 위해 고안된 로봇을 말하며, 주로 산업용 로봇 팔(Manipulator) 형태에 충돌 감지 기능을 추가한 형태가 대부분을 이룹니다.
당시 로봇을 테스트 해보다 예기치 못하게 로봇과 충돌한 경험이 있는데, 다행히 충돌 감지 기능이 작동하여 큰 사고는 없었습니다만 그때의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래도 맞으면 아프다’ 였습니다.
안정성 확보를 위해 로봇에 외부 모니터링 장비 등 여러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작은 기능 중 하나의 오작동이 System Fail로 이어질 가능성은 존재하고, 이 경우 로봇의 강성을 온전히 몸으로 받아내야 하게 됩니다. 일반 산업용 로봇이었으면 병원에 갔을 수 있었겠죠. (사실 협동로봇 역시 크기가 작더라도 그 물리적 힘은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됩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FaradayDynamics)는 이 지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설립된 모터 개발/제조 스타트업입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의 장한뜻 대표님은 로봇 공학과 사이버네틱스를 오랜 기간 연구해오시며,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 왔습니다.
Seed 투자 검토 당시 구동 중인 프로토타입의 모터를 “직접 손으로 잡아보세요”라고 권하신 적이 있었는데, 크기가 작은 모터였음에도 솔직히 과거 트라우마(…) 때문에 살짝 겁이 났었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직접 느낀 ‘손맛’은 강한 인상으로 남았는데, 바로 역구동성(Back-drivability)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역구동성은 모터의 출력단에 역으로 구동력을 인가할 때 나타나는 저항의 정량적인 크기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외부 힘으로 모터를 역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좋을수록(낮을수록) 로봇의 관절이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유연한 동작이 가능해집니다.
즉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안전성이 향상됩니다.
이후 Seed 투자를 진행하고, 딥테크 TIPS 추천/선정을 통해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더 본격적인 개발 속도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패러다임의 고토크밀도 서보 모터, FD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기존 로봇 모터 기술의 문제점 : 고마찰, 고강성 그리고 역구동성
현재 산업용 로봇 대부분은 모터-감속기(그리고 엔코더 등 기타 부속)를 하나의 세트처럼 구성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감속기를 통해 모터의 회전 속도를 낮추며, 그 대신 회전력(토크)을 증가시키기 위함입니다. 즉 기존의 경우 힘이 약한 모터의 토크를 보상하기 위해 하모닉 드라이브와 같은 감속기를 적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감속기는 수많은 기어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로 고마찰·고강성을 갖게 됩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 힘이 가해졌을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감속기의 파손으로도 이어집니다. 즉, 역구동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간과 예기치 못한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큰 부상을 야기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는 결과이죠.
이렇게 안정성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토크 센서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접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로봇을 무겁고 비싸게 만드는 반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협동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향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로봇들에게는 인간의 관절과 같이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강한 토크를 가진 관절이 필요해지게 됩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 FD 시리즈 : 자속에 집중한 차세대 모터
문제의 근원에서 시작한 차별성
FD 시리즈가 기존 모터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모터의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교과서적으로는 전동기의 토크가 다음과 같은 관계로 표현 됩니다.
* 직류 전동기 :
* 유도 및 동기 전동기 :
** : 자속, : 전류, : 출력, : 회전속도
그러나 유도 전동기, 동기 전동기의 토크 역시 자속과 전류에 비례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또는)
와 같이 표현 가능하며, 전류(I)와 자속(Φ)이 전동기(모터)의 종류를 막론하고 토크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건너뛰어도 되는) 상세한 내용 ①
전기 기계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회전하는 전자기 시스템 rotating electromagnetic system 토크 공식은 아래와 같이 field co-energy(W)를 편미분하여 얻습니다. [ref link]
여기서 처음의 두 텀이 ①reluctance torque, 세번째 텀이 ②electromagnetic torque 입니다.
①reluctance torque의 경우, 각 텀을 단순 로 표기하면, 이므로(*여기서 은 인덕턴스, 은 권선수, 은 자기저항)
의 관계에서 이므로,
②electromagnetic torque의 경우
이들 관계를 정리하여 하나의 일반 항으로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반적인 모터 기술의 경우, 큰 토크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류를 사용하거나 모터 내부의 권선수를 늘리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그러나 권선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모터의 크기가 커져야만 하며, 전류를 계속 늘리면 발열량이 늘어나 모터 코일과 자석의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존 모터 기술의 토크에 한계가 있는 이유입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의 FD 시리즈는 본질적으로 모터의 원리로 돌아가, 많은 전류 대신 대량의 자속을 사용하여 발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토크를 증폭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할 경우 자속은 마치 지렛대와 유사한 역할을 합니다. 길이가 긴 렌치를 사용하면 적은 힘으로도 무거운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자속이 커질 경우 적은 전류로도 큰 토크를 낼 수 있습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이를 위해 신규 자성체 개발과 자기장 집중 기술을 연구개발해 적용, 세계 최고 수준의 토크 밀도와 역구동성을 실현하였습니다. 또한 작은 전류로 강한 토크를 얻을 수 있어 최상의 연속 토크와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코깅 토크와 토크 맥동의 최소화
자속을 증폭시킬 경우 발생하는 어려움은 바로 코깅 토크(Cogging torque)의 증가 입니다.
코깅 토크란 모터 내부의 자석과 슬롯의 철심간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토크로 모터에 떨림을 주어 일반적으로 불필요한 존재로 간주됩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자기저항 제어를 통해 이러한 코깅 토크를 최소화하였습니다.
(건너뛰어도 되는) 상세한 내용 ②
앞의 상세한 내용 ①에서 언급된 모터 토크의 일반 표현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텀 ()을 전자기 토크, 두번째 텀 ()을 코깅 토크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저항 의 변동을 줄이면, 코깅 토크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류와 자속간 파형 불일치로 발생하는 토크 리플(Torque ripple) 역시 제어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소화된 코깅토크와 출력의 2% 미만의 낮은 토크 맥동을 확보, 정밀 제어를 구현합니다.
이러한 원리에 기반해 탄생한 FD 시리즈는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모터 기술의 접근법을 차용해 개선하기 보다는, 근원부터 새로이 문제해결을 시작해 다음 로봇 기술 패러다임에 가장 적합한 제품으로 탄생했습니다.
애플리케이션과 라인업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고토크 성능을 가진 모터로 로봇에 고마찰·고강성을 유발하는 감속기를 배제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방향성에 맞추어 Direct Drive 모델과 현장 요구에 따라 최소 감속비의 저마찰 감속기를 내장한 Quasi-Direct Drive(QDD) 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QDD와 DD 제품군의 적용처는 무궁무진합니다.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4족 보행 로봇 등 로봇 산업 전방위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차세대 산업의 핵심 문제를 타겟팅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로봇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서보 모터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함을 인지하고 원리적인 부분부터 해법을 찾아온 팀입니다.
장한뜻 대표님을 처음 뵈었을 때, 이 분야가 워낙 어렵고 “올드한 전통 산업”이란 이미지 때문인지 주변에서 제대로 가치를 알아봐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스타트업이 가기엔 쉽지 않은 분야라는 점에서는 투자자로서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기존 로봇 구동기의 한계를 느낀 바 있었기에 시드 투자로 시작해 딥테크 TIPS 추천까지 이어갔습니다.
이후에도 쉽지 않은 영역임에도 글로벌 최고를 지향하며 달리는 회사의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네요. 무엇보다 공식 웹페이지에 첫 투자자로 언급해 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패러데이다이나믹스는 세계 최고 성능의 로봇용 구동기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전 세계의 로봇 곳곳에서 패러데이다이나믹스의 FD 시리즈가 구동하는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합니다.
“인간의 근육에 가장 가까운 모터”라는 슬로건이 현장에서 실현되는 그날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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