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경험에만 기대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새로운 학습을 전혀 하지 않고, 세상을 열린 눈으로 보려는 태도조차 없다. 이런 태도는 투자라는 행위의 본질에 치명적이다.
과거 한 기업을 검토하는 자리에서 이런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몇 차례 회의 동안 아무런 피드백도 내놓지 않다가, 갑자기 꺼낸 말은 이랬다.
“결정을 못하겠어. 고객이 애매해 보여. 영세한 고객만 상대하는 것 같아서 별로야.”
겉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기업은 영세한 고객만 상대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말한 적도 없었다. 오로지 과거 유사 아이템에 대한 본인의 편견만 머리에 가득한 것이다. 깊이 들여다보면, 실제 시장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는 발언이었다.
더욱 문제는 이미 수차례 현재 시장 상황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유하고 설명한 바 있었다는데 있다. 듣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 본인이 했던 말과 언행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자기 확신 없는 태도는 결국 일관성 없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기업 대표의 논리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자, 마지막에 나온 말은 “시장이 니치해 보인다”였다. 니치 시장에 과감히 도전하는 게 스타트업의 본질인데도 말이다.
결국 자신의 철학 없이,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이미 마음속 결정을 내려놓고, 그 뒤에 핑계를 끌어다 붙이는 모습일 뿐이었다.
나름 흥미로운(?) 장면도 있다.
과거에는 “아이템이 별로다”라고 혹평하던 기업에 대해, 해외 투자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태도가 180도 달라지는 경우 등이다. 정말 속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본질은 보지 못한 채, 외부 반응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경험은 나에게 명확한 교훈을 남겼다. 투자 판단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시장에 대한 편견’과 ‘철학 없는 태도’다. 과거 경험에만 매달리며 새로운 배움을 거부하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를 시장에서 도태시킨다. 반대로 열린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일관된 철학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태도를 장기적으로 가져야 한다.
- 시장에 대한 피상적 평가로 결정을 흐리지 말 것.
- 사업의 향후 ‘확장 가능성’과 ‘창업가의 실행력’에 더 집중할 것.
- 무엇보다,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을 가질 것.
결국 투자는 남의 눈에 비친 반응이 아니라, 내가 세운 원칙과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눈치 보는 순간, 투자가 아니라 장사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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