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의 방향성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를 액셀러레이팅 하기 위한 AC의 방향성은?
INOH JUNG's avatar
Sep 23, 2025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의 방향성
 
🐳
최근 사내에서 포트폴리오사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총 11개 포트폴리오사에게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의 장단점, 향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였고, 이를 엮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국내에는 스타트업의 글로벌(특히 미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기업에 미리 투자하고, 그 과정을 지원하는 것은 초기 투자자의 중요한 미션이기도 하죠.
이번 인터뷰를 통해 포트폴리오사들이 실제로 경험한 글로벌 프로그램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기존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효과

여러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좋았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 미국 VC, 현지 바이어, 글로벌 파트너와의 만남은 가장 큰 성과.
      • 특히 미국 VC들은 매출보다는 비전과 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껴졌음. 이에 기업들이 스스로의 방향성을 재점검할 기회가 되었음.
      • CES, BioUSA, 바젤 프로그램 등에서 만들어진 우연한 만남이 실제 계약과 파트너십으로 이어진 사례도 존재함.
  1. 전시회 및 현장 경험의 가치
      • 초기 기업에게는 컨설팅 종류의 프로그램보다 직접 전시회에 참가하는 경험이 더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음.
      • 시장의 생생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부스를 직접 준비하고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구성원들의 팀워크 강화 계기가 되었음.
 

한계점과 아쉬움

하지만 동시에 여러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한계점/문제점들도 있었습니다.
 
  1. 획일적이고 이론 중심인 컨설팅 내용
      • 각종 법률, 세무 등에 대한 컨설팅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조언보다는 이론적/획일적 강의,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그친 경우가 많았음.
      • 참여 기업의 수준이나 목표(투자 유치, 세일즈, 파트너십)가 제각각인데, 프로그램이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 진행.
      • 창업자의 상황과 기업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컨설팅이 많아 실효성이 낮았음.
  1. 사전 매칭과 후속 지원의 부족
      • 사전 바이어 매칭이나 구체적인 미팅 주선 부족 → 우연한 만남에 의존하는 경우 다수.
      • 프로그램 종료 후 후속 지원이 단절되어, 관계 유지와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데 한계 발생.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였음.
  1. 네트워킹의 한계
      •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스타트업 간의 네트워킹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기업들의 업종이 너무 이질적일 경우 실질적 시너지 창출이 어렵고, 단순 친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음.
      • 만약 이와 같은 네트워킹을 추진할 경우 실무자 중심 교류나 유사 산업군별 매칭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됨.
      • 그러나 전반적인 의견은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은 해외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판로 개척이 주요 목적이므로, 참가 기업간 네트워킹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
      • 현지 기업과 매칭시에는 대기업 중심 매칭도 좋지만, 중소기업·스타트업 간 매칭이 더 실질적일 수 있음.
  1. 과도한 일정과 소화 부담
      • 짧은 기간에 과도하게 많은 세션이 잡혀있는 경우가 있어, 이를 소화하느라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가 있었음.
 

인터뷰에서 생각해 볼 점들

인터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하여 보니 사실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던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기존 체제에 관성이 생겨 과거의 방식이 반복되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목적성 없는 ‘관광형 프로그램’은 효과가 없음
    • 기업들은 투자, 세일즈, 네트워킹 등 각자의 목적이 분명함.
    • 특히 세일즈에 무게를 둔 기업들이 많을 것임. 세일즈를 위해서는 사전 컨택부터 미팅 확정, 미팅 진행 및 후속 관리까지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함.
    • 프로그램은 이들 목적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며, “모든 걸 다 해주겠다”식 접근은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림.
 
  • ‘경험자 멘토링’이 가장 가치 있음
    •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컨설턴트보다, 실제로 유사 과정을 거친 선배 창업자의 진솔한 경험담이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음.
 
  • 차별화 지원 필요 : 잘 하는 기업에게 더 집중 지원을
    • 모든 기업에 똑같은 지원을 제공하기보다, 준비된 기업/성과를 내는 기업에는 후속 지원을 강화하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는 기초 교육 중심의 다른 트랙을 제공하는 구조가 효과적.
 

결국은 실전이 중요

이렇게 이번에 수집한 피드백을 종합해보면, 향후 글로벌 진출을 지향하는 액셀러레이팅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 그 방향성을 도출해 볼 수 있습니다.
 
  • 스타트업 입장에서 파트너십 체결 전주기 지원
    • 전시회 혹은 현지 방문 전 바이어/투자자 사전 매칭을 강화하여, 사전에 미팅 일정 세팅은 물론 아젠다를 확고히 해야 함.
    •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담당자(coordinator)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중개.
    • 단발성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다년도(3년 이상) 프로그레스를 확인하며 진행하는 구조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
    • 무엇보다 제공해줄 수 있는 기본 네트워크가 탄탄해야 함.
  • 집체교육은 무의미, 실전에 집중
    • 스타트업 별로 각자의 아이템 · 사업 단계에 따라 상황은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세일즈/투자 등 목적이 명확한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더더욱 개별 회사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 전개 필요.
    • 이론 위주의 교육은 큰 의미가 없음 → 실전에서 바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함.
    • 초기 기업에게는 컨설팅보다 실제 전시회/시장 참여가 더 가치 있음.
    • 애매한 비용 지원보다 실무적인 비용, 예를 들면 전시회 참가 항공·숙박비, 홍보물 제작비 등의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됨.
  • 멘토링 중심 네트워킹
    • 실제 현장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각 분야 선배 기업과의 매칭이 가장 필요함.
    • 동일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기업 간 네트워킹은 비즈니스 측면으로는 큰 도움이 안됨.
    • 차라리 동일/유사 산업군 간 밀도 있는 네트워킹이 효과적이며, 가급적이면 조금이라도 해외 진출 경험을 먼저 가져본 기업과 연결하는 것이 멘토링 효과가 발생하여 의미가 있을 수 있음.
    • 또한 대표 이외 각 기업의 실무자 중심 교류 세션을 별도로 구성할 필요가 있음.
  • 성과 기반 단계적 지원
    •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성과를 얻은 기업은 해외에서 매칭된 파트너십의 지속적 중계는 물론 차회, 차차회 프로그램에서 기존 확보한 기회를 더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해주는 프로그램 구조 필요.
 
결국 그동안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은 의도와는 다르게 획일적이고 단발성인 경우가 많았고, 단순한 해외 연수나 관광형 프로그램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는 지적이 다수였습니다.
실효성이 있는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서는 네트워킹과 현장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장 크게 원하였으며, 향후 ①목적성이 있고, ②맞춤형 설계가 된, ③지속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Share article

SU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