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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 Note

    리걸독스 와이즈가 보여준 ‘Ask’ 이후의 법률 AI(LES 2025 최주선 대표님 강의)

    법률 산업 박람회(LES 2025) 강연, Agent 시대의 법률 AI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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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OH JUNG
    Apr 22, 2026
    리걸독스 와이즈가 보여준 ‘Ask’ 이후의 법률 AI(LES 2025 최주선 대표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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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말 진행된 LES(Law Expo Seoul) 2025에서 진행된 네플라 최주선 대표님의 강의. 강의 이후 다시 곱씹어 보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고, 최주선 대표님께 자료를 받아 현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만한 지점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법률 AI의 다음 단계는 ‘대답’이 아니라 ‘개입’일지도 모른다

    LLM의 등장과 발전 이후 리걸테크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업에 계신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술의 홍수’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일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주선 대표님과 네플라는 한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제시합니다. 바로 AI를 대화형 AI와 업무내재형 AI로 나누어 설명한 방식입니다.
    현 시점에서 이 구분이 지금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2025년 강연 당시에는 아직 OpenClaw와 같은 능동형 AI Agent가 지금처럼 본격적인 화두가 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용자가 AI에게 질문하는 방식”과 “AI가 사용자의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을 분리해 보고 있었는데, 결국 이 강연은 단순히 “생성형 AI를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말한 강연이 아니라, 그 다음 질문, 즉 AI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실무에 들어올 것인가를 먼저 제시한 것이었고, 그 점이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AI를 찾아가는가, AI가 내 일 속으로 들어오는가

    발표에서 최주선 대표님은 복잡한 기술 용어 대신 아주 실무적인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내가 AI를 찾아가서 물어봐야 하는가(Ask), 아니면 AI가 내게로 오는가(Flow)?”
    발표자료 역시 이 구도를 중심으로, AI를 Conversational AI(대화형 AI)와 Embedded AI(업무내재형 AI)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가 AI와 맺는 관계를 기준으로 분류한 셈입니다.
     
    대화형 AI가 잘하는 일: 시작을 돕는 도구
    대화형 AI는 “Ask & Get”의 세계로 정리됩니다. 계약서 초안을 써 달라거나, 서면 초안을 만들어 달라거나, 관련 판례를 찾아 달라거나, 카카오톡 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표로 만들어 달라고 시키는 식이죠. 즉, 빈 페이지의 막막함을 없애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설명은 꽤 설득력 있습니다. 실제로 대화형 AI의 강점은 ‘업무의 시작’을 돕는 데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넓히고, 문장을 뽑아내고, 질문을 구조화하고, 초기 리서치를 해주는 능력은 이미 상당히 유용합니다. 다만 강연에서도 정확히 이야기한 부분은, 여기서 나온 결과를 실제 내 문서와 판단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다시 말해 대화형 AI는 출발을 도와주지만, 완성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프롬프트의 중요성과 동시에 그 피로감도 함께 언급됩니다.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이 나온다는 구조는, 결국 사용자가 AI에게 맞추어 사고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대화형 AI는 강력하지만, 동시에 사용자의 설명 능력과 검증 능력을 끊임없이 요구하기도 합니다.
     
    업무내재형 AI가 잘하는 일: 완성을 돕는 도구
    반대로 업무내재형 AI는 “Flow & Automate”에 가깝습니다. 발표자료는 계약서 조항을 시장 표준과 비교하거나, 누락된 주요 계약 용어를 체크하거나, 기존 문맥에 맞는 문장을 제안하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발표문에서는 이를 두고, AI가 사용자의 기존 세계 안으로 들어와 그 흐름을 이해하고 일을 돕는 방식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별도의 채팅창으로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일의 현장에 AI가 들어오는 것이죠.
    이 차이는 단순한 UI 차이가 아닙니다. 대화형 AI가 “무엇을 해줄까?”라고 묻는 조수라면, 업무내재형 AI는 사용자가 쓰고 있는 문서, 검토하고 있는 계약, 정리하고 있는 증거를 문맥으로 삼아 업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보조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강연은 대화형 AI를 ‘창의적인 동료’, 업무내재형 AI를 ‘꼼꼼한 비서’에 비유했습니다. 이 비유는 법률 실무에 특히 잘 맞는 것 같은데요, 초안보다 중요한 것이 정합성과 누락 방지, 편집 일관성, 최종 정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착수와 기획 단계에서는 질의응답형(대화형) AI가 아이디어 뱅크와 리서치 보조 역할을 하고, 작성과 편집 단계에서는 업무내재형 AI가 정리 정돈과 흐름 통제를 돕는다는 구도입니다. 한마디로, 시작은 대화형, 완성은 업무내재형의 역할 분담이 이상적인 것이죠.
     

    지금 이 구분이 더 중요해진 이유: 자율형 Agent의 부상

    강연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대목은 MS-DOS와 Windows의 비유였습니다.
    예전에는 컴퓨터를 쓰기 위해 명령어를 알아야 했다면, 지금은 대화형 AI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사용자가 더 정교한 프롬프트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업무내재형 AI는 클릭과 맥락 기반 개입을 통해, 사용자가 AI에 맞추기보다 AI가 사용자에게 맞추는 방향으로 실행됩니다. 바로 이 지점이 최근의 자율형 Agent 흐름과 맞물리며, 제가 이 강연을 다시 흥미롭게 읽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이 비유는 지금 봐도 유효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더 많은 대답”보다 “덜 번거로운 실행”에 가까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최근 시장의 관심도 “잘 대답하는 챗봇”에서 “실제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법률 실무의 Embedded AI: 네플라의 리걸독스 와이즈

    이런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네플라는 법률 실무를 위한 Embedded AI를 지향하는 리걸독스 와이즈를 출시했습니다. 지난 LES 2025 행사 첫 날 공개 및 판매를 시작한 리걸독스 와이즈는 변호사인 최주선 대표님의 개인적인 업무 경험이 가득 들어있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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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 업무에 프롬프트를 한땀한땀 작성하며 이것저것 AI에게 해줄 ‘더 나은 설명’을 고민하시던 최주선 대표님은 어느 순간 이런 상황에 ‘현타’가 왔다고 합니다. “내가 어쏘 변호사한테 이렇게 막 연구까지 해가면서 설명을 열심히 했으면, 우리 어쏘님들이 아주 쑥쑥 성장했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네플라와 최주선 대표님은 프롬프트 작성을 최소화하고, 클릭만으로 원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제품의 출발점으로 잡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창의적인 생성 업무보다는 잡무인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업무부터 단순한 조작으로 해결하고자 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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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변호사들이 이미 익숙한 한글 프로그램 안에서, 서면을 작성하면서 각 문단의 주장에 어울리는 증거를 찾고 싶으면 사용자는 클릭 한 번만 하면 되도록 구현했습니다. 그러면 백그라운드에서 AI가 미리 수백, 수천 개의 증거를 OCR해두고, 사용자가 선택한 문단의 맥락을 읽어 적절한 증거를 추천합니다. AI에 첨부 가능한 몇 개의 증거 파일만 넣어두고 “이 내용에 어울리는 증거를 찾아줘”라고 일일이 내용 설명하고 명령하지 않아도 되게 한 거죠.
    증거번호 매기고 수정하는 작업도 자동화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증거명을 서면에 삽입하고, 클릭 한 번으로 증거번호를 매기고, 클릭 한 번으로 이 증거번호를 서면에 반영해 주는 거죠.
    변호사가 아닌 제가 보아도 상당히 번거롭고 고된 작업들입니다. 실제 현업의 경험이 녹아든 기능들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최주선 대표님은 증거 70개 짜리 서면을 갈아 엎었다가, 5시간 동안 증거번호만 고친 후, 이 리걸독스 와이즈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리걸독스 와이즈는 현재 증거번호 정리와 증거추천 기능을 핵심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작업 맥락만으로 많은 일들을 자동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강연 내용을 되돌아보고 남은 핵심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AI를 둘러싼 최신 유행어가 무엇이든, 실무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결국 이 AI는 나에게 더 많은 답을 주는가, 아니면 내 일의 흐름 안으로 들어와 실제 완성을 돕는가라는 것이죠. 최주선 대표님은 이를 대화형 AI와 업무내재형 AI라는 구분으로 정리했고, 저는 이 관점이 최근의 능동형 Agent 붐을 이해하는 데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느껴집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리걸테크 시장은 능동성을 가진 AI와 이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인간의 관계를 가장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분야가 될지도 모릅니다. 법이란 인간의 책임이 강조되는 분야이고, 한편으로 법 체계는 구조화된 지식체계로 AI를 적용하고 자동화하기 수월하기 때문이죠.
    최종 결정은 결국 사람의 몫이고, 아마 그것이 리걸테크 시장을 가장 흥미로운 시험대로 만드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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